현장 지능 순환(FIL): 재학습 없이 현장 지식을 더하는 구조
숙련 엔지니어의 말 한 줄이 수 초 안에 다음 판단이 되게 하려면, 모델을 바꾸지 않고 사례를 쌓아야 합니다. FluEx ARIA가 그렇게 설계된 이유를 적습니다.
스크러버를 오래 맡아 온 엔지니어는 기록에 없는 것을 압니다. "A 라인은 세정 직후에 농도가 튄다", "5번은 전극을 갈고 한 달은 예민하다" 같은 것들입니다. 이런 지식은 보통 사람 머리에 있고, 사람이 바뀌면 함께 사라집니다.
AI 플랫폼에 이 지식을 넣는 가장 흔한 방법은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는 것입니다. 그런데 팹에서는 이 방법이 잘 맞지 않습니다. 지식 하나를 넣을 때마다 재학습하고, 검증하고, 다시 배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.
묻고, 가르치고, 다음 판단에 쓴다
FluEx ARIA는 이 일을 현장 지능 순환(Field Intelligence Loop, FIL)이라는 구조로 풉니다. 관리자는 대시보드의 대화창에서 두 가지를 합니다.
- 묻기(Query). "어제 저녁 A 라인에서 왜 전류를 크게 올렸어?"처럼 지금 상태, 지난 이력, 권고의 근거를 자연어로 묻습니다. ARIA는 사례 저장소에서 관련된 장면을 찾아 근거와 함께 답합니다.
- 가르치기(Teach). "A 라인은 세정 뒤에 농도가 튀니까 그 구간은 보수적으로 제어해"처럼 현장 지식을 말로 남깁니다. 남긴 지식은 사례 저장소에 들어가고, 비슷한 상황이 오면 판단의 참고 맥락으로 함께 불려 나옵니다.
이 순환은 고객 사이트의 엣지 디바이스 안에서만 돕니다. 공정 데이터와 현장 지식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, 사이트끼리 섞이지 않습니다.
왜 모델을 고정하고 사례를 쌓나
현장 적응의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모델을 주기적으로 다시 학습시키는 것입니다. ARIA는 일부러 이 길을 피했습니다.
- 안정성. 현장 재학습은 기존 능력을 의도치 않게 흐릴 수 있습니다. 수천 대가 저마다 다른 가중치를 갖게 되면 품질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.
- 검증 부담. 다시 학습한 모델은 투입 전에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. 디바이스마다 그렇게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.
- 설명 가능성. 가중치의 변화는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. "어떤 과거 사례를 참고했는가"는 엔지니어에게도, 감사에도 보여 줄 수 있습니다.
- 되돌리기. 사례 저장소는 데이터라서 되감을 수 있습니다. 가중치는 그렇지 않습니다.
그래서 원칙은 단순합니다. AI 모델은 출하 상태로 고정하고, 사례 저장소는 계속 쌓습니다. 모델은 그대로지만 오래 운영할수록 참고할 사례가 늘어 판단이 정교해집니다. 관리자의 말 한 줄은 재학습 없이 수 초 안에 다음 판단부터 반영됩니다.
말로 넣는 지식에도 울타리가 필요합니다
자연어로 지식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은 편한 만큼 위험하기도 합니다. 지금 적용된 안전장치는 이렇습니다.
- 남긴 지식은 판단의 참고 맥락일 뿐, 제어 권한이나 안전 한계를 바꾸지 못합니다.
- 최대 전류나 허용 범위를 넘는 지시는 인터록과 최종 관문에서 막힙니다.
- 대화창의 전류 지시는 권고로만 들어가고, 위험한 조작은 다시 확인합니다.
- 모든 대화와 지식, 이벤트는 시각과 함께 기록되고, 저장소 단위로 초기화할 수 있습니다.
지식 항목마다 작성자를 남기고 하나씩 열람·철회하는 화면, 역할에 따른 입력 권한, 중요한 지식에 대한 두 번째 관리자 확인은 다음 단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.
남는 것
FIL이 노리는 것은 똑똑한 대화창이 아니라, 사람이 바뀌어도 현장 지식이 남는 설비입니다. 숙련자의 노하우가 시스템에 쌓이고, 새 사이트는 그 사이트의 특성을 말로 알려 주는 것만으로 더 빨리 자리를 잡습니다.
대화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.
